[과학기술뉴스 제2호] 공기 속에도 미세플라스틱이?(홍진규)

ESC가 전하는 과학기술뉴스 제2호: 공기 속에도 미세플라스틱이?(글: 홍진규 | 일러스트: 박재령)

ESC가 전하는 과학기술뉴스  제2호
Oct., 3rd, 2021
ESC 과학뉴스선정특별위원회가 준비한 과학기술뉴스를 선보입니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자극적인 기사들, 때로는 사실을 왜곡하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과연 과학기술이 어떤 모습으로 오늘의 세상에 기여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공기 속에도 미세플라스틱이?
홍진규(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모두들 마스크를 써서 덜하지만 한동안 공기 중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크게 걱정하고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공기 속에 미세먼지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도 발견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공기 속에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공기 중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 공기 속의 미세플라스틱은 우리 건강에 나쁜 영향은 없는지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참고할 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었습니다. 어려운 주제인 만큼 하나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청국장 식당 찾기 문제
점심시간이 다가옵니다. 오늘은 청국장이 당기네요. 늘 가던 청국장 맛집으로 가야겠습니다. 늘 가던 곳이기 때문에 이 집을 찾아가기는 아주 쉽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조건을 추가함으로써 이 청국장 집을 찾는 문제를 조금씩 어렵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조건은 눈을 가린 상태에서 방향 감각도 없고 조언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좀 어렵긴 해도 청국장 식당이 하나라면 찾을 만할 겁니다. 바람에 전해지는 청국장 냄새를 맡아 가다 보면 식당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바람을 따라 날아온 분자량에 따라 냄새의 정도를 알 수 있는 후각기관(코)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의 방향(풍향)이나 세기(풍속)를 몰라도, 좁은 골목이나 거리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조건을 추가해 봅시다. 넓은 공터에 있고 서로 다른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여럿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공기 중에 희석된 음식 냄새만으로는 방향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넓은 장소에서는 바람의 세기(풍속)와 방향(풍향)이 복잡하기 때문에 식당이 아닌 곳에서 강한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잘못 추정하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청국장 식당이 한 곳이 아닌 여러 집이 있다는 조건을 추가해 봅시다. 게다가 식당마다 손님 수가 달라 음식 냄새의 양도 다릅니다. 이제 이 문제는 청국장 식당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즉 각 청국장 집에서 나오는 음식 냄새의 강도를 알아내 가장 냄새가 강한 곳을 찾는 문제가 됩니다.

청국장 냄새의 강도는 손님 수에 비례하므로, 각 식당의 손님 수와 한 뚝배기의 청국장에서 나오는 냄새의 양, 손님 1명이 먹는 청국장의 양을 알면 문제는 좀더 쉽게 풀립니다. 그래도 어려움은 남습니다. 위의 방법으로도 식당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식당 주인이 스스로 친절하고 정직하게 "식당 위치를 알려주고" "일일 매출량"을 정직하게 보고하는 것입니다.

청국장 식당 찾기 문제의 천국: 대기 확산
대기과학에서 상당수의 문제는 앞서 언급한 청국장 식당 찾기 문제와 유사합니다.

"미세먼지를 제일 많이 만들어내는 곳은 어디인가?"

"갑자기 증가한 방사능 수치는 어디서 유출된 되었을까?"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인가, 아니면 중국에서 넘어온 것인가?"

"공기 중에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서 만들어졌는가?"

이런 질문은 모두 "청국장 식당 위치를 찾는 것"과 같은 문제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식당 위치와 손님 수를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다면 추정의 정확성이 높아지겠지만, 미세플라스틱과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가 부족합니다. 또한 모든 나라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고 보고한다면, 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렇듯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이런 물질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배출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서 만들어지고, 얼마나 만들어질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1]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에서 오고, 얼마나 있는가?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태평양에 플라스틱이 모여 만들어진 쓰레기 섬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이 생물 내부에 들어갔을 때 어떤 해가 발생하는지에 관한 동물 실험 결과를 비롯해 우리가 먹는 생선에 플라스틱이 쌓여 있는지 보도되면서 점점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운동도 전개되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측면에서 매우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공기 중에 미세플라스틱은 얼마나 있고,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우리가 호흡을 통해 이를 들이마셨을 때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연구는 매우 드문 관측 자료를 대기 모형과 역추적 기술—곧 청국장 문제와 같은 방법—에 적용하여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이 어디서 오는지를 찾아냅니다.

물론 공기 중의 미세플라스틱 양은 측정 가능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우리가 원하는 모든 곳에서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공기 중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찾았다고 해서, 그 플라스틱이 어디서 왔는지 쉽게 알 수도 없습니다. 타이어가 마모되면서 떨어져 나온 플라스틱이 생수병에서 만들어진 플라스틱과 성분이 다른 것은 알 수 있지만, 그 플라스틱이 서울에서 왔는지, 인천에서 왔는지, 아니면 베이징에서 날아왔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니까요.
이런 연구는 왜 어려운가?
1) 배출 위치와 배출량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서도 식당 주인이 식당의 위치와 손님 숫자를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좀 더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대기과학 기술로는 배출 위치만 안다면, 배출량은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대기의 움직임, 즉 바람을 정확하게만 알 수 있다면 식당의 위치를 잘 몰라도 추정은 가능하지만 정확성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2) 대기 중의 공기의 움직임, 즉 풍속과 풍향을 정확하게 모델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의 세기(풍속)과 방향(풍향)이 틀리면, 전혀 엉뚱한 곳에서 냄새가 난다는 결과를 얻게 될 테니까요.

3) 땅이나 바다로 떨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청국장 냄새가 나에게 오다가 어딘가 땅 속으로 빨아들여진다면, 식당 찾기는 더 어려워지겠죠.

4) 미세플라스틱은 크기에 따라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다르고,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정도의 크기의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아직 측정이 어렵습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논문에서 밝힌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가 미세플라스틱에 관해서 가지고 있을 법한 질문에 답해 보겠습니다.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된 질문들

Q1) 공기 속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나요?

  •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타이어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아시아에서는 도로와 농경지 토양에서 각각 절반의 비율로 발생합니다. 농경지에서 유래된 미세플라스틱이 작물 재배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때문인지, 땅에 떨어진 것이 다시 재배출되는 것인지는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 공기 중의 미세먼지는 대기로 '직접' 이동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의 경우에는 10~25% 정도만이 직접 배출됩니다. 곧 타이어에서 직접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은 1/4이 채 안되고, 대부분은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이 토양이나 바다에 떨어졌다가 공기 중으로 재배출된 것이라는 뜻입니다.

  • 미세플라스틱이 공기 중에 머무는 시간은 크기에 따라 다른데, 작은 것들은 일주일 정도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륙 및 국가 간 장거리 이동도 가능해집니다. 더욱이 바다에 떨어진 미세플라스틱은 파도가 치면서 공기 속으로 다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 문제와 비슷하게 어느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Q2) 공기 속에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미세플라스틱이 농경지나 타이어에서 만들어진다면, 타이어와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여야겠습니다. 분해되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점차 많아지면 미세플라스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기 중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상당수가 바다나 땅으로 다시 떨어지고, 다시 공기 속으로 배출되어 순환한다는 사실입니다. 특별히 바다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다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거꾸로 생각하면 바닷속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노력을 통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도 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Q3) 공기 속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나요?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공기 중에 있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들이마셨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광범위하게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을 초미세먼지의 건강 유해성과 비교하고 미세플라스틱이 호흡을 통해 인체로 흡입될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몇 가지 추론할 수 있는 결과들이 있습니다.

  • 미세먼지 사례를 참고했을때, 미세플라스틱의 크기가 우선 중요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호흡을 통해 폐의 깊은 곳까지 도달하려면 미세먼지이든 미세플라스틱이든 크기가 매우 작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μm) 정도인 미세먼지는 코와 기관지 등에서 걸러지지만 2.5μm 미만의 초미세먼지는 폐포까지 도달하게 되니까요.

  • 현재 초미세먼지에 준하는 4μ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은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실제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렇게 아주 작은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많지 않은 듯 보입니다. 4–25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관측에서 크기가 작아질수록 갯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고, 이것은 결국 4μm이하 미세플라스틱은 더 적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또한 크기가 아주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미세먼지 사례를 볼 때 10% 미만일 것으로 추정되고, 크기가 작을수록 바람에 영향을 받는 단면적이 작고 응집력이 커서 공기 중에 많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 크기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의 양도 중요합니다. 최근 중국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공기 부피 100 당 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2] 30평 아파트에 2개 정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숫자는 미세먼지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입니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150μgm⁻³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주의보가 발령되는데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150μgm³의 미세먼지는 100m³ 공기 부피 안에 10¹ 개 정도의 먼지 입자가 있는 정도입니다.[3]

Q4)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있으면 좋은 점도 있나요?

  • 요즘 큰 문제인 기후위기 관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구름을 만들 수 있는 응결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와 햇빛을 반사시켜 기온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공기 중 에어로졸이나 공해 물질과 비슷할 것이라는 추정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요. 미세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구름은 햇빛을 차단시켜 지구 온난화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원치 않는 물질이 부지불식간에 인체로 흡입되는 일에 대해 우리는 신경을 곤두세우게 마련입니다.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도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공포에 휩싸일 때 공포의 대상을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공포심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앞서 살펴 본 것처럼 공기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해서 무작정 공포를 가질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을 생체에 주입해 인체 독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으로 직접 흡수되고, 그로 인해서 생기는 질병에 대해 막연한 공포감을 가지셨다면, 이제 이 문제를 조금 더 이성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1] Brahney et al., 2021, Constraining the atmospheric limb of the plastic cycle

[2] Wang et al., 2020, Atmospheric microplastic over the South China Sea and East Indian Ocean: abundance, distribution and source.

[3] Mönkkönen et al., Relationship and variations of aerosol number and PM10 mass concentrations in a highly polluted urban environment-New Delhi, India.

글: 홍진규 (jhong@yonsei.ac.kr / https://eapl.yonsei.ac.kr)
생태계와 대기 현상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벌목, 나무 심기, 도시 개발이 기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으며, 일기 예보나 기후 예측 모형에서 식물의 광합성을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가르치기도 하는 이상한(?) 대기과학자입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문제와 도시 기후 문제를 세계기상기구에 자문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사용과 식물의 광합성 및 호흡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가 어느 정도로 어디에서 일어나는지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림: 박재령
복잡한 대기 속의 플라스틱 문제를 지구와 연결된 풀기 어려운 미로와 같은 이미지로 풀어냈습니다.
편집: 김미선 (ESC 과학문화위원회, 도서출판 이김 편집부)
제작: 김래영 (ESC 사무국 사무국장)
기획: 민일 (ESC 과학뉴스선정특별위원회 위원장)
발행: ESC 과학뉴스선정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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