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도시 서울 철도』·『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를 잇는
교통철학자 전현우의 ‘철도 3부작’ 최종편
기차에서 내리자 갈 곳이 없는 외톨이 역,
그곳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첫 번째 삽화, 당신은 천년의 고도 경주를 찾았다. KTX를 타고 경주역에 내리자 사방이 산이다. 여기가 그 경주인가? 유적지로 가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몇십 분을 들어가야 한다.
두 번째 삽화, 군산에서 개최하는 북페어를 찾은 당신. 역에 내리자 주차된 차만 보인다. 택시 줄이 금세 길어진다. 당신은 앱으로 호출한 차량을 기다리며 땀 흘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외톨이 역이다. 잠깐 머물다 가능한 한 빨리 차량을 타고 벗어나야 하는 공간. 모든 역이 이렇지는 않다. 기차에서 내리면 한눈에 들어오는 도시의 풍경, 역 광장에서 섞여 드는 사람들의 활기…… 역은 오래된 만남 공간이다.
그런데 2026년 한국에는 포항, 경주, 군산, 진주, 원주, 남원, 안동 등등 외톨이 역이 많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교통철학자이자 철도 전문가인 전현우는 외톨이 역에서 출발한다. 역 설계도를 들여다보고 지도를 새로 그리며 도심의 심장부로 걸어 들어간다. 그곳에 잊힌 채 버려진 대안이 있다.
“광주에서 부산 가는 KTX는 왜 없나요?”
포항에서 광주까지, 경주에서 호남선까지
현장을 발로 걷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철도라는 버려진 대안을 발굴하고
지역에 피가 통하게 하는 망을 구상하다
“서울 가는 기차가 왜 이렇게 부족하죠?” “광주~부산 간 고속열차가 없는 이유는?” “어째서 서대전역을 거쳐야 하죠?” 철도 전문가에게 쏟아지는 질문들.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에는 오늘날 이동 시스템의 딜레마가 들어 있다. 더 많이 돈을 쓸수록 더 멀어지는 길.
전현우는 단순한 질문에 가장 복잡하게 대답하는 사람이다. 『거대도시 서울 철도』로 세계 도시의 철도개발지수를 매기고,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에서 확장된 걷기 공간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던 그가 마침내 오래된 문제 앞에 섰다. 경상과 전라 사이 연결의 부재, 소외된 삼남(三南)의 현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동의 불편을 안겨 온 문제에는 미시적으로는 열차 배선에서 거시적으로는 도시의 역사까지 층층이 얽혀 있다.
경주역은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이유로 철도가 근교로 빙 둘러 가게 된 외톨이 역이다. 1980~90년대 경부고속철도의 경주 경유를 둘러싼 논쟁은 철도를 소음, 지역 간 단절,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았다. 그 결과는 절보다 넓은 주차장으로 둘러싸인 황룡사 절. 우리가 보는 것은 황리단길에서 불국사까지 뒤덮은 자동차들이다.
“천년 뒤의 후손까지 생각하며 이 도시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분명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이는 경주를 인근 산업 도시 사이에서 섬처럼 생각하는 데 만족했다.”(110쪽) 저자는 이 도시가 울산, 포항, 대구와 연결되도록 광역 통행을 재건할 길을 찾는다. 문화유산 보호 구역 내 철도가 함께하는 유럽을 참고하되, 경주에 고유한 가능성을 복원한다. 그것은 황룡사에 9층 목탑을 세워 무한한 우주를 상상했던 고대인과 다시 연결되는 길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시대의 에너지 공급
인구 감소기의 대중교통망 확충
철새의 생존과 비행기를 타려는 욕망……
서로 화해할 수 없는 문제들을 연결하는
버려진 대안, 철도
곳곳에서 철도가 버려졌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철도지하화’ 주장, 막대한 예산에 대한 회의, 전기차라는 장밋빛 대안까지. 현실적인 사정을 거론하는 이들은 현상 유지에 머무른다. 하지만 그처럼 고립된 시야로는 오늘의 위기를 넘을 수 없다.
전쟁이 일어나는 세계에서 에너지는 문제로 다시 떠오른다. 현대인의 삶은 에너지 집중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제조업 국가이자 정보 기술에 사활을 건 한국에서 공공 전력망은 지켜야 할 최전선이다. 전기차 전환은 역송전(V2G)을 통한 재생에너지 전력망의 배터리 기능을 할 것이 기대된다. 이때 정부는 내연기관차 증대를 억제하도록 도로 공급을 제한해야 한다.
그게 가능하다고? 요점은 중첩된 위기들 사이에서 ‘좁은 회랑’을 찾는 일이다. 기후변화를 둘러싸고도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세력이 대치 중이다. 저자가 도입하는 것은 오래된 생각 도구, 철학이다. ‘통약 불가능한’ 두 세력의 접점을 찾는 마지막 장은 인공지능 시대 인간 사유의 한 정점을 보여 준다. 하나의 힌트는 경제적으로 ‘저렴한 세계’와 환경상 ‘적정한 세계’의 접점은 존재하며, 그 예가 철도라는 점이다.
구상에서 집필까지 5년이 걸린 『외톨이 역을 떠나며』는 치밀한 데이터 분석과 각계 전문가와의 토론이 마치 현장에서 전해 듣는 이야기처럼 흥미진진하게 엮여 있다. 130여 개의 지도, 인포그래픽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사철제본을 택했으며, 부록에는 전국 철도망을 ‘규칙 시간표’에 따라 재편하는 계획을 최초 공개로 수록했다. 매일의 이동과 도시 생활에 관심이 있는 당신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이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64099
#ESC회원책출판
교통철학자 전현우의 ‘철도 3부작’ 최종편
기차에서 내리자 갈 곳이 없는 외톨이 역,
그곳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첫 번째 삽화, 당신은 천년의 고도 경주를 찾았다. KTX를 타고 경주역에 내리자 사방이 산이다. 여기가 그 경주인가? 유적지로 가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몇십 분을 들어가야 한다.
두 번째 삽화, 군산에서 개최하는 북페어를 찾은 당신. 역에 내리자 주차된 차만 보인다. 택시 줄이 금세 길어진다. 당신은 앱으로 호출한 차량을 기다리며 땀 흘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외톨이 역이다. 잠깐 머물다 가능한 한 빨리 차량을 타고 벗어나야 하는 공간. 모든 역이 이렇지는 않다. 기차에서 내리면 한눈에 들어오는 도시의 풍경, 역 광장에서 섞여 드는 사람들의 활기…… 역은 오래된 만남 공간이다.
그런데 2026년 한국에는 포항, 경주, 군산, 진주, 원주, 남원, 안동 등등 외톨이 역이 많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교통철학자이자 철도 전문가인 전현우는 외톨이 역에서 출발한다. 역 설계도를 들여다보고 지도를 새로 그리며 도심의 심장부로 걸어 들어간다. 그곳에 잊힌 채 버려진 대안이 있다.
“광주에서 부산 가는 KTX는 왜 없나요?”
포항에서 광주까지, 경주에서 호남선까지
현장을 발로 걷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철도라는 버려진 대안을 발굴하고
지역에 피가 통하게 하는 망을 구상하다
“서울 가는 기차가 왜 이렇게 부족하죠?” “광주~부산 간 고속열차가 없는 이유는?” “어째서 서대전역을 거쳐야 하죠?” 철도 전문가에게 쏟아지는 질문들.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에는 오늘날 이동 시스템의 딜레마가 들어 있다. 더 많이 돈을 쓸수록 더 멀어지는 길.
전현우는 단순한 질문에 가장 복잡하게 대답하는 사람이다. 『거대도시 서울 철도』로 세계 도시의 철도개발지수를 매기고,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에서 확장된 걷기 공간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던 그가 마침내 오래된 문제 앞에 섰다. 경상과 전라 사이 연결의 부재, 소외된 삼남(三南)의 현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동의 불편을 안겨 온 문제에는 미시적으로는 열차 배선에서 거시적으로는 도시의 역사까지 층층이 얽혀 있다.
경주역은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이유로 철도가 근교로 빙 둘러 가게 된 외톨이 역이다. 1980~90년대 경부고속철도의 경주 경유를 둘러싼 논쟁은 철도를 소음, 지역 간 단절,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았다. 그 결과는 절보다 넓은 주차장으로 둘러싸인 황룡사 절. 우리가 보는 것은 황리단길에서 불국사까지 뒤덮은 자동차들이다.
“천년 뒤의 후손까지 생각하며 이 도시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분명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이는 경주를 인근 산업 도시 사이에서 섬처럼 생각하는 데 만족했다.”(110쪽) 저자는 이 도시가 울산, 포항, 대구와 연결되도록 광역 통행을 재건할 길을 찾는다. 문화유산 보호 구역 내 철도가 함께하는 유럽을 참고하되, 경주에 고유한 가능성을 복원한다. 그것은 황룡사에 9층 목탑을 세워 무한한 우주를 상상했던 고대인과 다시 연결되는 길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시대의 에너지 공급
인구 감소기의 대중교통망 확충
철새의 생존과 비행기를 타려는 욕망……
서로 화해할 수 없는 문제들을 연결하는
버려진 대안, 철도
곳곳에서 철도가 버려졌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철도지하화’ 주장, 막대한 예산에 대한 회의, 전기차라는 장밋빛 대안까지. 현실적인 사정을 거론하는 이들은 현상 유지에 머무른다. 하지만 그처럼 고립된 시야로는 오늘의 위기를 넘을 수 없다.
전쟁이 일어나는 세계에서 에너지는 문제로 다시 떠오른다. 현대인의 삶은 에너지 집중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제조업 국가이자 정보 기술에 사활을 건 한국에서 공공 전력망은 지켜야 할 최전선이다. 전기차 전환은 역송전(V2G)을 통한 재생에너지 전력망의 배터리 기능을 할 것이 기대된다. 이때 정부는 내연기관차 증대를 억제하도록 도로 공급을 제한해야 한다.
그게 가능하다고? 요점은 중첩된 위기들 사이에서 ‘좁은 회랑’을 찾는 일이다. 기후변화를 둘러싸고도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세력이 대치 중이다. 저자가 도입하는 것은 오래된 생각 도구, 철학이다. ‘통약 불가능한’ 두 세력의 접점을 찾는 마지막 장은 인공지능 시대 인간 사유의 한 정점을 보여 준다. 하나의 힌트는 경제적으로 ‘저렴한 세계’와 환경상 ‘적정한 세계’의 접점은 존재하며, 그 예가 철도라는 점이다.
구상에서 집필까지 5년이 걸린 『외톨이 역을 떠나며』는 치밀한 데이터 분석과 각계 전문가와의 토론이 마치 현장에서 전해 듣는 이야기처럼 흥미진진하게 엮여 있다. 130여 개의 지도, 인포그래픽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사철제본을 택했으며, 부록에는 전국 철도망을 ‘규칙 시간표’에 따라 재편하는 계획을 최초 공개로 수록했다. 매일의 이동과 도시 생활에 관심이 있는 당신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이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64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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