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한국의 과학계는 어떤 모습이었나? LK-99, 연구개발 예산, 후쿠시마 오염수 등 과학자들의 집단적인 토론과 발언이 필요한 일들이 유난히 많았던 한 해였다. 에피 26호는 후쿠시마 오염수, LK-99, 연구개발 예산 문제에 대한 한국 과학계의 대응을 돌아보면서 한국 과학의 현 위치를 살핀다.
한승용, 이공주, 김소영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각 LK-99, 연구개발 예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중심으로 2023년 한 해 한국 과학계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과학자들은 한국 과학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과학과 정부 또는 과학과 사회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모든 인터뷰에서 두드러진 키워드는 ‘불신’이었다. 사안에 따라 정부와 과학자 그리고 시민은 한쪽을 또는 서로를 혹은 모두가 믿지 않거나 의심하는 가운데 과학적 사실을 생산, 평가, 소통하는 모든 과정에서 누가 누구를 왜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과학은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불신은 과학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든다. 자연히 불신을 걷어내고 과학이 제대로 작동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 이는 과학계만의 과제가 아니다.
과학에 관한 사회적 논쟁이 많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과학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기후 위기가 대표적이다. 오늘도 착실히 기후 변화가 진행되며 우리의 미래가 잠식되고 있다는 걱정과 불안이 커진다. 신방실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인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다정함이 어떻게 기후 위기를 해소하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인지 들려준다.
오철우는 지구의 위험 상황을 지표로 나타낸 ‘지구위험한계선’에 나타난 위험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으며, 이러다 우리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을 놓치게 될 수 있음을 전달한다. 박지형은 미래의 재난에 대해 걱정할 때 생기는 감정인 ‘솔래스탤지아’와 관찰자가 아닌 실행자의 관점과 태도인 ‘실천적 둘러봄’을 통해 과학자들에게 기후 위기를 중립적으로 관찰하며 지구위험한계선에 머무르지 말고 대안을 모색하며 문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
호기심으로 하는 연구가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에 관한 논의(박형주)는 결과가 분명하게 예상되는 길과 불투명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게 그려지는 길 사이에서 과학이 무슨 방향을 향해야 할지 묻는다. 사회적 발전을 염두에 두면 답은 명확하지만, 일상의 진전을 염두에 두면 생각할 여지가 많다. ‘어떤’ 인공지능을 만들고 또 만들도록 요구할 것인지(정인경), 2023년 노벨상을 통해 촉발된 혁신성 논의의 맥락은 무엇인지(윤신영)를 생각하면 역시 사회적 발전과 일상의 진전은 어느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김아영), 예술에 영감을 주는 과학을 살피고(이다혜), 역사의 변곡점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서 다루며(이산화),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의 마음을 정성 들여 눈치채는 것(강미량)은 과학의 결과라기보다는 과학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개인 정보를 기부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정확한 정보를 다루면서 환경에 나쁜 영향을 덜 미칠 수 있다는 제안(이다솜)이 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한국 과학이 사회적 신뢰로 작동할 수 있을 것임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들어가며 - 한국 과학, 어디에 있나 | 전치형
키워드-숨(Exhalation)
LK-99 사태, 한국 과학계는 어떻게 대응했나 | 한승용·전치형
R&D 예산 삭감, 대안은 없어… 원안대로 진행해야 | 이공주·윤신영
회색지대를 위한 과학: 정치학자가 보는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 김소영·전치형
뉴스-갓(Ansible)
이 계절의 새 책 | 인공지능과 어떻게 살지 스스로 그려내려면 | 정인경
과학이슈돋보기 | 2023 노벨상, 과학의 혁신성 논의를 촉발하다 | 윤신영
글로벌 기후리포트 | ‘진화인류학자’에게 ‘기후 위기’를 묻다 | 신방실
과학뉴스전망대 | 빨간 등 더 많이 켜진 지구위험한계선 | 오철우
컬처-터(Foundation)
현대미술, 과학을 분광하다 | 광학적 이미지의 황혼, 유령 망막의 여명 속에서 | 김아영
에세이 | 과학이 예술의 영감이 되는 일에 관해 | 이다혜
SF | 히치하이커 구하기 | 이산화
이슈-길(Farcast)
호기심으로 하는 연구가 정말 세상을 바꿀까 | 박형주
탐구와 비평 | 과학은 기후 위기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나? 솔래스탤지아 vs. 실천적 둘러봄 | 박지형
재활의 발견 | 강아지를 부탁해: 워크앤런 방문기 | 강미량
인류세(Anthropocene)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데이터 기부 | 이다솜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4094294
#ESC회원책출판
2023년 한국의 과학계는 어떤 모습이었나? LK-99, 연구개발 예산, 후쿠시마 오염수 등 과학자들의 집단적인 토론과 발언이 필요한 일들이 유난히 많았던 한 해였다. 에피 26호는 후쿠시마 오염수, LK-99, 연구개발 예산 문제에 대한 한국 과학계의 대응을 돌아보면서 한국 과학의 현 위치를 살핀다.
한승용, 이공주, 김소영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각 LK-99, 연구개발 예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중심으로 2023년 한 해 한국 과학계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과학자들은 한국 과학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과학과 정부 또는 과학과 사회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모든 인터뷰에서 두드러진 키워드는 ‘불신’이었다. 사안에 따라 정부와 과학자 그리고 시민은 한쪽을 또는 서로를 혹은 모두가 믿지 않거나 의심하는 가운데 과학적 사실을 생산, 평가, 소통하는 모든 과정에서 누가 누구를 왜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과학은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불신은 과학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든다. 자연히 불신을 걷어내고 과학이 제대로 작동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 이는 과학계만의 과제가 아니다.
과학에 관한 사회적 논쟁이 많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과학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기후 위기가 대표적이다. 오늘도 착실히 기후 변화가 진행되며 우리의 미래가 잠식되고 있다는 걱정과 불안이 커진다. 신방실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인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다정함이 어떻게 기후 위기를 해소하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인지 들려준다.
오철우는 지구의 위험 상황을 지표로 나타낸 ‘지구위험한계선’에 나타난 위험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으며, 이러다 우리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을 놓치게 될 수 있음을 전달한다. 박지형은 미래의 재난에 대해 걱정할 때 생기는 감정인 ‘솔래스탤지아’와 관찰자가 아닌 실행자의 관점과 태도인 ‘실천적 둘러봄’을 통해 과학자들에게 기후 위기를 중립적으로 관찰하며 지구위험한계선에 머무르지 말고 대안을 모색하며 문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
호기심으로 하는 연구가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에 관한 논의(박형주)는 결과가 분명하게 예상되는 길과 불투명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게 그려지는 길 사이에서 과학이 무슨 방향을 향해야 할지 묻는다. 사회적 발전을 염두에 두면 답은 명확하지만, 일상의 진전을 염두에 두면 생각할 여지가 많다. ‘어떤’ 인공지능을 만들고 또 만들도록 요구할 것인지(정인경), 2023년 노벨상을 통해 촉발된 혁신성 논의의 맥락은 무엇인지(윤신영)를 생각하면 역시 사회적 발전과 일상의 진전은 어느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김아영), 예술에 영감을 주는 과학을 살피고(이다혜), 역사의 변곡점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서 다루며(이산화),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의 마음을 정성 들여 눈치채는 것(강미량)은 과학의 결과라기보다는 과학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개인 정보를 기부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정확한 정보를 다루면서 환경에 나쁜 영향을 덜 미칠 수 있다는 제안(이다솜)이 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한국 과학이 사회적 신뢰로 작동할 수 있을 것임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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