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튼, 추천이 선곡되지 못하는 게 부지기수임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도 정말 심할 정도로 납득이 안 간 선택이 있던 주간은 쇼팽의 전주곡들이 선정되었을 때였다. 아니, 알프레드 코르토(Cortot)를 빼다니? 역시 미스터리인데, 추정은 방송용 음질로는 아니라고 봐서인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이유라고 그나마 꼽고서도 별로 탐탁지 않은 것은, 그 열악한 음질을 압도할 정도의 연주기 때문이다.
쇼팽의 전주곡이 전체는 24곡이라 이와 동일하게 24곡 세트로 입에 같이 오르내리는 주인공은 연습곡이다. op. 10의 12곡, op. 25의 12곡. 전주곡은 작품 번호가 28이니 그보다는 앞서 작곡(엄밀히는 출판)된 작품으로 보인다. 아, 그러니까, 쇼팽 연습곡 역시 발췌된 몇 개 곡만 선정된 주간이 있었는데, 여기서 4번 미스터리를 하나 추가해야겠다.
4. 같은 작품의 같은 연주자의 다른 녹음은 추천하면 어떻게 되나?
그러니까 한 연주자가, 워낙 대표적인 작품은 연도를 다르게 여러 번 녹음하는 경우가 있고, 그 차이는 소소하거나 극도로 다르거나 아주 스펙트럼이 넓다. 후자의 경우, 이게 같은 연주자가 맞는가 싶게 말이다. 원래 이 코너의 취지는, 한쪽 극단으로 가면, 이게 같은 곡 맞나, 하는 느낌을 누려 보는 것이지 않겠나.
그래서 뭐, 쇼팽 연습곡, 하면 이구동성 손에 꼽는 명반,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그 노란 레이블 반은 무조건 나올 줄 알았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전략적으로 이 음반은 내 추천 우선순위에서는 빠져야 하는데, 이 주간에는 저 네 번째 미스터리를 안고 추천하는 수밖에 없었다. 왜?
그건 대중적으로 저 유명한 녹음 외에 더 젊은 날, 쇼팽 콩쿠르 우승 시절에 가까운 때에 녹음한 본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 음반을 더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아무튼 전에 폴리니를 추모하면서 피아노계의 OS 같은 연주자라고 했는데, 그만큼 연습곡 레퍼토리, 특히 쇼팽이라면 더더욱 찰떡궁합이지 않을까? 제작진은 바로 이 녹음을 내보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사실 그 OS 같다는 의미가, 폴리니의 저 노란 딱지 판은 음악 좀 듣는다고 하는 집에는 무조건 하나씩은 소장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녹음인데, 방송에 안 내보내고 견딜 수 있을까? 가령, 오케스트라 곡이 나가는 주간에는, 카라얀, 단연 인기로 안 빠진다, 그러니 피아노 역시 폴리니의 이 음반은 무조건 내보내지 않을까, 하고 정말 전략으로 세운 원칙을 깨고 추천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
아무튼 위 사례는 추천이 실패로 이어진 최악(?)의 두 건이다. 코르토 한 번, 폴리니 한 번. 리스크를 다루는 일을 오래 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전략과 판단이 훌륭해도 좋은 결과가 반드시 보장되지 않기도 하지만, 잘못된 결과가 반드시 잘못된 판단을 의미하지도 않는 법이다.
뭐 유명하기로는 비교가 불가한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2주 동안으로 연장하면서 (하도 인기가 높고 연주자 추천이 많다고 해서) 두 가지 녹음을 모두 내보내 주었다. 물론 이 경우는 폴리니에 비하면 두 음반의 대비가 확연히 선명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당첨되는 유일한 케이스가 바로, 내 전략의 원칙에 따라 시도한 바로 이 곡, <골드베르크 변주곡>에서 나왔다. 롤케이크를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 바로크 시대 연주의 특징 중 하나로, 차이가 두드러지는 예가 바로 꾸밈음, 내지는 장식음을 어떻게 처리하냐는 부분인데, 이것이 해석의 여지가 커서 연주자마다 차이가 크다. 그런데 이를 거의 다 제거하고 아주 담백하게 연주한 빌헬름 켐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녹음으로도 유명한 이 분, 추천이 통했다. 앞의 4대 미스터리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조금 더 파 보면, 파생되는 미스터리가 떠오른다---나만 과연 켐프를 추천했을까? 또 하나 딸리는 미스터리는, 그럼 그날만은 나만 추천했나? 이것을 굳이 tail risk 관리의 성공 사례라고 해야 할지? 켐프는 이 곡 연주의 스펙트럼에서도 한쪽 극단에 자리하니까.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한 두어 차례 겪었다. 내가 추천한 연주가 선곡되기는 했으나 내가 당첨자는 아닌 경우. 뭐, 잘 모르겠다, 당첨 이력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배제가 되는지 아닌지도, 아, 이건 다섯 번째 미스터리로 삼을 만도 하다. 그래서 이를 가정한다면, 더더욱 강력한 희소성 우위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아무도 추천하지 않은 어떤 연주를 나만 추천했다면, 또 당첨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 하나만 더, 새끼(?) 당첨은 한 번 있었다.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이 나오던 주. 이 곡은 변주와 편곡의 보고나 다름없다. 단순히 바이올리니스트 추천이 아니라 편성 제안을 보냈다. 원곡이 나왔으니 그 다음엔 원곡의 다른 연주자 컨셉에 더해, 아예 이 주제 변주나 편곡 작품들을 소개하면 어떠한지. 거래에 참여하다가 빠져나와서 그 규칙을 바꾼 경험이라 해야 할까? 선호하는 성격의 일이다. 정해 놓은 룰을 따라가기보다 새로 만들어 보거나 비틀기. ^^ 결국 커피 쿠폰 하나 받았다! (즉, 그 편성대로 실제로 방송이 되었다는 말이다, 한 주간 내내!)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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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추천이 선곡되지 못하는 게 부지기수임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도 정말 심할 정도로 납득이 안 간 선택이 있던 주간은 쇼팽의 전주곡들이 선정되었을 때였다. 아니, 알프레드 코르토(Cortot)를 빼다니? 역시 미스터리인데, 추정은 방송용 음질로는 아니라고 봐서인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이유라고 그나마 꼽고서도 별로 탐탁지 않은 것은, 그 열악한 음질을 압도할 정도의 연주기 때문이다.
쇼팽의 전주곡이 전체는 24곡이라 이와 동일하게 24곡 세트로 입에 같이 오르내리는 주인공은 연습곡이다. op. 10의 12곡, op. 25의 12곡. 전주곡은 작품 번호가 28이니 그보다는 앞서 작곡(엄밀히는 출판)된 작품으로 보인다. 아, 그러니까, 쇼팽 연습곡 역시 발췌된 몇 개 곡만 선정된 주간이 있었는데, 여기서 4번 미스터리를 하나 추가해야겠다.
4. 같은 작품의 같은 연주자의 다른 녹음은 추천하면 어떻게 되나?
그러니까 한 연주자가, 워낙 대표적인 작품은 연도를 다르게 여러 번 녹음하는 경우가 있고, 그 차이는 소소하거나 극도로 다르거나 아주 스펙트럼이 넓다. 후자의 경우, 이게 같은 연주자가 맞는가 싶게 말이다. 원래 이 코너의 취지는, 한쪽 극단으로 가면, 이게 같은 곡 맞나, 하는 느낌을 누려 보는 것이지 않겠나.
그래서 뭐, 쇼팽 연습곡, 하면 이구동성 손에 꼽는 명반,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그 노란 레이블 반은 무조건 나올 줄 알았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전략적으로 이 음반은 내 추천 우선순위에서는 빠져야 하는데, 이 주간에는 저 네 번째 미스터리를 안고 추천하는 수밖에 없었다. 왜?
그건 대중적으로 저 유명한 녹음 외에 더 젊은 날, 쇼팽 콩쿠르 우승 시절에 가까운 때에 녹음한 본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 음반을 더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아무튼 전에 폴리니를 추모하면서 피아노계의 OS 같은 연주자라고 했는데, 그만큼 연습곡 레퍼토리, 특히 쇼팽이라면 더더욱 찰떡궁합이지 않을까? 제작진은 바로 이 녹음을 내보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사실 그 OS 같다는 의미가, 폴리니의 저 노란 딱지 판은 음악 좀 듣는다고 하는 집에는 무조건 하나씩은 소장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녹음인데, 방송에 안 내보내고 견딜 수 있을까? 가령, 오케스트라 곡이 나가는 주간에는, 카라얀, 단연 인기로 안 빠진다, 그러니 피아노 역시 폴리니의 이 음반은 무조건 내보내지 않을까, 하고 정말 전략으로 세운 원칙을 깨고 추천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
아무튼 위 사례는 추천이 실패로 이어진 최악(?)의 두 건이다. 코르토 한 번, 폴리니 한 번. 리스크를 다루는 일을 오래 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전략과 판단이 훌륭해도 좋은 결과가 반드시 보장되지 않기도 하지만, 잘못된 결과가 반드시 잘못된 판단을 의미하지도 않는 법이다.
뭐 유명하기로는 비교가 불가한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2주 동안으로 연장하면서 (하도 인기가 높고 연주자 추천이 많다고 해서) 두 가지 녹음을 모두 내보내 주었다. 물론 이 경우는 폴리니에 비하면 두 음반의 대비가 확연히 선명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당첨되는 유일한 케이스가 바로, 내 전략의 원칙에 따라 시도한 바로 이 곡, <골드베르크 변주곡>에서 나왔다. 롤케이크를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 바로크 시대 연주의 특징 중 하나로, 차이가 두드러지는 예가 바로 꾸밈음, 내지는 장식음을 어떻게 처리하냐는 부분인데, 이것이 해석의 여지가 커서 연주자마다 차이가 크다. 그런데 이를 거의 다 제거하고 아주 담백하게 연주한 빌헬름 켐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녹음으로도 유명한 이 분, 추천이 통했다. 앞의 4대 미스터리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조금 더 파 보면, 파생되는 미스터리가 떠오른다---나만 과연 켐프를 추천했을까? 또 하나 딸리는 미스터리는, 그럼 그날만은 나만 추천했나? 이것을 굳이 tail risk 관리의 성공 사례라고 해야 할지? 켐프는 이 곡 연주의 스펙트럼에서도 한쪽 극단에 자리하니까.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한 두어 차례 겪었다. 내가 추천한 연주가 선곡되기는 했으나 내가 당첨자는 아닌 경우. 뭐, 잘 모르겠다, 당첨 이력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배제가 되는지 아닌지도, 아, 이건 다섯 번째 미스터리로 삼을 만도 하다. 그래서 이를 가정한다면, 더더욱 강력한 희소성 우위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아무도 추천하지 않은 어떤 연주를 나만 추천했다면, 또 당첨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 하나만 더, 새끼(?) 당첨은 한 번 있었다.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이 나오던 주. 이 곡은 변주와 편곡의 보고나 다름없다. 단순히 바이올리니스트 추천이 아니라 편성 제안을 보냈다. 원곡이 나왔으니 그 다음엔 원곡의 다른 연주자 컨셉에 더해, 아예 이 주제 변주나 편곡 작품들을 소개하면 어떠한지. 거래에 참여하다가 빠져나와서 그 규칙을 바꾼 경험이라 해야 할까? 선호하는 성격의 일이다. 정해 놓은 룰을 따라가기보다 새로 만들어 보거나 비틀기. ^^ 결국 커피 쿠폰 하나 받았다! (즉, 그 편성대로 실제로 방송이 되었다는 말이다, 한 주간 내내!)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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