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후기][국제위 책수다] 데이터의 이면과 인간의 본능:『팩트풀니스』

ESC사무국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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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후기는 2026년 4월 25일 저녁 10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제위원회 책수다 모임에서 선정한 ‘팩트풀리스(Hans Rosling 외 공저)’ 책 토론 내용을 녹취한 뒤, AI(Gemini)를 활용해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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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침팬지보다 세상을 모르는 이유

토론은 책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13가지 퀴즈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고등 교육을 받고 정보 접근성이 높은 전문가들조차 정답률이 33%(침팬지가 무작위로 찍었을 때의 확률)를 밑도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저소득 국가의 여성 교육 비율이나 절대 빈곤층의 규모에 대해 우리는 실제보다 훨씬 더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를 두고 "내가 얼마나 미시적인 관점에 갇혀 세상을 왜곡해 왔는지 돌아보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리가 지적으로 우월하다고 믿으면서도 정작 세상의 실제 모습(Fact) 앞에서는 본능에 휘둘리는 '무지의 역설'을 마주한 것입니다.

2. '긁히는' 감정과 거시적 통계의 간극


토론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표현은 "책을 읽으며 마음이 긁혔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저자는 통계를 근거로 세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노인 빈곤, 불평등, 전쟁의 공포를 목격하며 고통받습니다.

  • 부정 본능과 현실: 한 참석자는 마트에서 음식을 몰래 먹는 노인의 남루한 모습을 보며 느꼈던 비참함을 언급하며, "세상의 80%가 나아지고 있다고 한들, 고통받는 20%에게 그 통계가 무슨 위로가 되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 시간의 척도: 개인의 삶은 70~80년인 데 반해 저자가 말하는 진보는 수백 년 단위의 거시적 관점입니다. 정책 입안자에게는 유용한 지표일지 몰라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이러한 거시적 낙관주의는 때로 공허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공유되었습니다.


3. 공포 본능과 과학기술의 윤리

책의 4장에서 다루는 '공포 본능'은 자연스럽게 현대 과학기술의 윤리 문제로 확장되었습니다.

  • 위험과 공포의 분리: 저자는 DDT의 사례를 들어 대중의 공포가 과학적 사실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설명합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오늘날의 무기 개발과 AI 기술 앞에서는 이 논리가 더 복잡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 엔지니어의 고뇌: 자율 주행 무인기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살충제 연구를 위해 매일 생명체의 죽음을 관찰해야 하는 연구자들의 고충이 논의되었습니다. "나의 성취가 누군가의 죽음이나 환경 파괴와 연결될 때, 통계적 진보라는 명분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이라는 최선의 도구


토론의 마무리는 과학에 대한 신뢰와 회의 사이의 균형점으로 향했습니다. 생물학 실험의 재현성이 30%에 불과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과학 역시 인간의 편향과 오류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과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할지라도, 우리가 가진 도구 중 과학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다"는 점입니다. 『팩트풀니스』가 제안하는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단순히 낙관주의자가 되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본능적으로 빠지기 쉬운 간극(Gap), 부정(Negativity), 선형(Straight line), 공포(Fear)의 함정을 경계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끊임없이 데이터를 의심하고 검증하라는 치열한 권고에 가깝습니다.

마치며

이번 토론회는 『팩트풀니스』를 통해 우리 내면의 편견을 직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은 분명히 나아지고 있지만, 그 이면의 미시적인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한 사실주의자'가 되는 길.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과학기술인과 시민들에게 남겨진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남은 챕터를 통해 더 깊은 실천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기약하며 토론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