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에서 열리는 바로 저 쇼팽 콩쿠르에 2차 예선 후반이나 3차 예선 초반부터, 일명 '직관'하러 다녀온 경험을 떠올려보면, 온라인 시청으로만은 또 느끼기 어려운 면면을 접하기도 한다. 당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바로 그 회차 대회에, 바르샤바로 향하게 된 건, 여러 연주자가 당연히 출중했지만, 조성진의 1차 예선 연주를 유튜브 라이브로 듣다가, '이건 이러고 있을 게 아니다, 어쩌면 1위 없는 2위 정도는 가능하겠다'라는 직감에 역사적 순간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도 있겠다 싶어(아, 진짜 너무 자명하게 딱 1위를 할 줄은, 한국 연주사에서 정말 그런 충격적 역사를!), 예정에도 없던 일정을 추가해 휴가를 더 쓰기로 하고 바르샤바로 가는 비행기 표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요즘엔 조금 나을지 몰라도 당시만 해도 출발 10일 정도 남기고 적정 가격에 적정 노선(당시에는 인천-바르샤바 직항이 없었던 시절인 데다, 바르샤바 이후에는 뉴욕으로 바로 가야 했기에)을 맞춰 구하기는 정말 어려웠지만, 어찌어찌 되는 대로 콩쿠르 현장으로 날아갔다.
바르샤바 도착 후 만화경과도 같은 현장(이란 대회장 안팎을 아우른다) 풍경을 만끽하는 가운데(대회장 밖에서도 관찰자로서 뜻밖의 여러 경험을 하는데, 파이널 전날 연습 장소(인지도 몰랐던 데를 들어갔다가)에서 조성진과 조우했다, 파이널 직전일이라 예민했을 강력한 우승 후보에게 아무래도 간단한 인사조차 말을 꺼내기는 어려웠으나 훗날 언제고 직접 만나면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데 요즘에는 연주회를 해도 사인회마저 좀처럼 안 하는 듯하다), 정말 실전에서는 '돌발' 변수나 상황이라는 영향의 빈도가 급상승함을 생각보다 진하게 목격했다. 현장의 묘미라면 묘미랄까, 이를테면, 콩쿠르에 왜 나왔을까 싶은 출전자의 목표가 의심스러워지거나, 3차까지 저 연주력으로 어떻게 온 건가 하는 (2차 진출까지만 목표로 했나 싶은) 등의 상황들.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보면 진득이 앉아서 보는 게 잘 안되므로, 아예 현장에서 이처럼 집중적으로 듣는 경험은 굳이 비할 바가 아니다. 사실 무대에서 보이는 연주만이 다가 아니라, 모두 쇼팽 작품이라 하더라도 각 스테이지의 프로그램 구성(선곡) 등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도 중요한 법이다. 출전자의 이런 모든 면면이 어우러져 설득력 있는 하나의 스토리 텔링이 되는 셈이므로.
어쩌면 이런 콩쿠르 참관 경험을, 해커톤을 준비하면서 떠올렸다면 더 알차게 준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준비 과정이 너무 바쁘고 또 그 자체에 몰입할 수밖에 없이 지내다 보니 이런 기억을 소환할 여유도 여력도 없었나 보다. 대회가 지나고 복기해 보면서 양쪽이 의외로 많이 오버랩되었다, 기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이번에 출전한 해커톤에서 1등 상인 회장님 표장을 받았다면 혹시 덜 아쉬웠을까? 거기엔 더 잘했더라면, 하는 가정이 전제되기 때문인데, 전체적으로 수상 여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간 덕분에, 마치고서 더 차분히 돌아볼 수도 있게 된 듯하다. 어쩌면 수상을 했다면 그 기쁨에 복기를 좀 느슨하게 하지는 않았을까? (1등 상은 무려 이번에 새로 출시된 맥북 프로 M4 모델 5대였으므로(1개 조가 5명이고 조별 시상이므로), 해커톤에 출전한 모두가 눈독을 잔뜩 들이기에 충분했음에도, 대회가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성료되어 수상을 못했더라도 큰 아쉬움은 없는 듯하다. 다만, 실제로 대회 중에, 맥북 프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버그를 그놈(?)의 Windows 기반 노트북을 쓰던 출전자가 자꾸 겪는 바람에, 안 그래도 급한 극히 짧은 제한 시간 안에 예기치 못한 지장이 되기도 해서, 역시나 왜 개발자들이 맥을 선호하는지 (근본적으로는 OS 아키텍처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새삼 독톡하게 느낀 해프닝이 정말 발생했다.)
현장성과 임기응변성 등 여러 공통점을 안고도 쇼팽 콩쿠르와 이 해커톤이 달랐던 점은, 아무래도 처음이어서인지 다소 단순하게 종합 순위만 3개 조에 부여한 방식이다. 하여, 이 해커톤이 그룹 전체의 기술문화적, 조직문화적 축제, 또는 심지어 당 그룹만의 고유한 리추얼처럼 자리가 잡히도록 분위기를 이어 가기 좋은 한 가지 방법으로, 다음부터의 대회를 위해 특별상 제정을 제안했다. 쇼팽 콩쿠르가 그러하기에. 물론 3위까지만 순위를 결정하는 것 외에 6위까지 순위를 결정하는 면에서 쇼팽 콩쿠르가 더 여유도 있긴 하지만, 이에 더해, 특정 부문(장르)에서 뛰어난 연주를 보인 파이널 진출자에게는 순위 시상과 완전 별도로 콘체르토 상, 마주르카 상, 폴로네이즈 상 등이 수여된다. 엄정히 경쟁하는 콩쿠르인 동시에 한편으론 축제 분위기인 셈이다. 물론 대개 1등이 워낙 뛰어나서 이 특별상 중 한두 개 정도는 더 받기도 하거나, 아주 드물게, 소위 "싹쓸이"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반대로 중위권에서도 심지어 콘체르토 상을 받는 (즉, 파이널 스테이지 협연이 가장 탁월한) 일도 벌어진다. 아무튼 워낙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듯한 달리기인 까닭에 콩쿠르고 해커톤이고 결과는 뚜껑이 열리기까지는 내내 예측 불허, 오리무중이다.
이를 해커톤에 투사해보면, 아마 기획상, 디자인상, 기술상 정도의 특별상 제정이 가능할 법하다. (아마도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기술상이 있었다면, 교만한 가정일지 몰라도, 이번에 필자가 속한 조는 당연히 받았을 것만 같은데^^;; 그것이 발표 전략에도 역으로 영향을 주었을 수 있으므로.) 아이디어에 따라서는 비슷하게 한두 가지 상을 더 추가할 수도 있겠지만. 물론, 회사라는 조직에서야, 이 모두는 해커톤을 향한 철학적, 비용적 제약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필자의 신상 노출이 이슈적이어서 필명을 쓰는 상황은 아니며, 조직에서도 좀처럼 외부에 뭘 공개하지 않음에도 이번 해커톤은 대대적으로 조직문화 변화 관리를 위해서 치른 만큼, 외부 공개용으로 약간의 홍보 목적을 위해 스케치 영상을 따로 편집한 버전이 있어, 게다가 본 글의 구독자가 극소수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광고성이지는 않을 듯해, 본 영상 링크를 공유한다.)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바로 저 쇼팽 콩쿠르에 2차 예선 후반이나 3차 예선 초반부터, 일명 '직관'하러 다녀온 경험을 떠올려보면, 온라인 시청으로만은 또 느끼기 어려운 면면을 접하기도 한다. 당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바로 그 회차 대회에, 바르샤바로 향하게 된 건, 여러 연주자가 당연히 출중했지만, 조성진의 1차 예선 연주를 유튜브 라이브로 듣다가, '이건 이러고 있을 게 아니다, 어쩌면 1위 없는 2위 정도는 가능하겠다'라는 직감에 역사적 순간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도 있겠다 싶어(아, 진짜 너무 자명하게 딱 1위를 할 줄은, 한국 연주사에서 정말 그런 충격적 역사를!), 예정에도 없던 일정을 추가해 휴가를 더 쓰기로 하고 바르샤바로 가는 비행기 표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요즘엔 조금 나을지 몰라도 당시만 해도 출발 10일 정도 남기고 적정 가격에 적정 노선(당시에는 인천-바르샤바 직항이 없었던 시절인 데다, 바르샤바 이후에는 뉴욕으로 바로 가야 했기에)을 맞춰 구하기는 정말 어려웠지만, 어찌어찌 되는 대로 콩쿠르 현장으로 날아갔다.
바르샤바 도착 후 만화경과도 같은 현장(이란 대회장 안팎을 아우른다) 풍경을 만끽하는 가운데(대회장 밖에서도 관찰자로서 뜻밖의 여러 경험을 하는데, 파이널 전날 연습 장소(인지도 몰랐던 데를 들어갔다가)에서 조성진과 조우했다, 파이널 직전일이라 예민했을 강력한 우승 후보에게 아무래도 간단한 인사조차 말을 꺼내기는 어려웠으나 훗날 언제고 직접 만나면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데 요즘에는 연주회를 해도 사인회마저 좀처럼 안 하는 듯하다), 정말 실전에서는 '돌발' 변수나 상황이라는 영향의 빈도가 급상승함을 생각보다 진하게 목격했다. 현장의 묘미라면 묘미랄까, 이를테면, 콩쿠르에 왜 나왔을까 싶은 출전자의 목표가 의심스러워지거나, 3차까지 저 연주력으로 어떻게 온 건가 하는 (2차 진출까지만 목표로 했나 싶은) 등의 상황들.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보면 진득이 앉아서 보는 게 잘 안되므로, 아예 현장에서 이처럼 집중적으로 듣는 경험은 굳이 비할 바가 아니다. 사실 무대에서 보이는 연주만이 다가 아니라, 모두 쇼팽 작품이라 하더라도 각 스테이지의 프로그램 구성(선곡) 등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도 중요한 법이다. 출전자의 이런 모든 면면이 어우러져 설득력 있는 하나의 스토리 텔링이 되는 셈이므로.
어쩌면 이런 콩쿠르 참관 경험을, 해커톤을 준비하면서 떠올렸다면 더 알차게 준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준비 과정이 너무 바쁘고 또 그 자체에 몰입할 수밖에 없이 지내다 보니 이런 기억을 소환할 여유도 여력도 없었나 보다. 대회가 지나고 복기해 보면서 양쪽이 의외로 많이 오버랩되었다, 기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이번에 출전한 해커톤에서 1등 상인 회장님 표장을 받았다면 혹시 덜 아쉬웠을까? 거기엔 더 잘했더라면, 하는 가정이 전제되기 때문인데, 전체적으로 수상 여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간 덕분에, 마치고서 더 차분히 돌아볼 수도 있게 된 듯하다. 어쩌면 수상을 했다면 그 기쁨에 복기를 좀 느슨하게 하지는 않았을까? (1등 상은 무려 이번에 새로 출시된 맥북 프로 M4 모델 5대였으므로(1개 조가 5명이고 조별 시상이므로), 해커톤에 출전한 모두가 눈독을 잔뜩 들이기에 충분했음에도, 대회가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성료되어 수상을 못했더라도 큰 아쉬움은 없는 듯하다. 다만, 실제로 대회 중에, 맥북 프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버그를 그놈(?)의 Windows 기반 노트북을 쓰던 출전자가 자꾸 겪는 바람에, 안 그래도 급한 극히 짧은 제한 시간 안에 예기치 못한 지장이 되기도 해서, 역시나 왜 개발자들이 맥을 선호하는지 (근본적으로는 OS 아키텍처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새삼 독톡하게 느낀 해프닝이 정말 발생했다.)
현장성과 임기응변성 등 여러 공통점을 안고도 쇼팽 콩쿠르와 이 해커톤이 달랐던 점은, 아무래도 처음이어서인지 다소 단순하게 종합 순위만 3개 조에 부여한 방식이다. 하여, 이 해커톤이 그룹 전체의 기술문화적, 조직문화적 축제, 또는 심지어 당 그룹만의 고유한 리추얼처럼 자리가 잡히도록 분위기를 이어 가기 좋은 한 가지 방법으로, 다음부터의 대회를 위해 특별상 제정을 제안했다. 쇼팽 콩쿠르가 그러하기에. 물론 3위까지만 순위를 결정하는 것 외에 6위까지 순위를 결정하는 면에서 쇼팽 콩쿠르가 더 여유도 있긴 하지만, 이에 더해, 특정 부문(장르)에서 뛰어난 연주를 보인 파이널 진출자에게는 순위 시상과 완전 별도로 콘체르토 상, 마주르카 상, 폴로네이즈 상 등이 수여된다. 엄정히 경쟁하는 콩쿠르인 동시에 한편으론 축제 분위기인 셈이다. 물론 대개 1등이 워낙 뛰어나서 이 특별상 중 한두 개 정도는 더 받기도 하거나, 아주 드물게, 소위 "싹쓸이"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반대로 중위권에서도 심지어 콘체르토 상을 받는 (즉, 파이널 스테이지 협연이 가장 탁월한) 일도 벌어진다. 아무튼 워낙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듯한 달리기인 까닭에 콩쿠르고 해커톤이고 결과는 뚜껑이 열리기까지는 내내 예측 불허, 오리무중이다.
이를 해커톤에 투사해보면, 아마 기획상, 디자인상, 기술상 정도의 특별상 제정이 가능할 법하다. (아마도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기술상이 있었다면, 교만한 가정일지 몰라도, 이번에 필자가 속한 조는 당연히 받았을 것만 같은데^^;; 그것이 발표 전략에도 역으로 영향을 주었을 수 있으므로.) 아이디어에 따라서는 비슷하게 한두 가지 상을 더 추가할 수도 있겠지만. 물론, 회사라는 조직에서야, 이 모두는 해커톤을 향한 철학적, 비용적 제약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필자의 신상 노출이 이슈적이어서 필명을 쓰는 상황은 아니며, 조직에서도 좀처럼 외부에 뭘 공개하지 않음에도 이번 해커톤은 대대적으로 조직문화 변화 관리를 위해서 치른 만큼, 외부 공개용으로 약간의 홍보 목적을 위해 스케치 영상을 따로 편집한 버전이 있어, 게다가 본 글의 구독자가 극소수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광고성이지는 않을 듯해, 본 영상 링크를 공유한다.)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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