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마리(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ESC 국제위 회원)
뜨거운 여름, 애틀란타에서 돌아와 쓰려던 글을, 아침저녁 공기가 제법 쌀쌀해진 가을 들머리에서야 펴 봅니다. 늦게 쓰니 더 또렷합니다. 흩어져 있던 메모와 장면들을 모아 8월에 열린 UKC 2025(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주관) 참관기를 정리합니다.
저는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에서 ‘해외연구인력 전주기 정착지원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본 지원사업은 이공계 해외연구인력(외국인 석박사과정 유학생,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재직 중인 박사후연구원, 전임/비전임 교원 포함)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독립적인 연구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경력을 탐색하고, 국내 R&D 제도 이해,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세미나,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기획, 운영합니다. 한국에 과학기술인으로 정착한 사례를 발굴하여 확산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과 AI 챗봇도 준비 중입니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생활 적응과 정착을 위해 비자, 법률, 노무 등 일반적인 정보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각 분야 전문가와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한마디로, 연구하는 사람과 사회, 오늘과 내일을 잇는 연결이 제 일입니다.
올해 우수한 연구자의 국내 유치, 정착이 중요한 정책 아젠다로 떠올랐고, “현장을 직접 만나자”는 공감대가 커졌습니다. 그렇게 애틀랜타의 UKC 2025로 향했습니다. UKC에서 한국연구재단 세션에 참여하여 우리 사업을 소개하고, 미국에 있는 한인 과학기술인들을 만나 최근 트럼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 현장의 현황을 두루 이야기했습니다. 한국 귀국 후 연구를 지속하기 위한 제도적 디딤돌이 무엇인지, 지금 시점에 어떤 준비가 좋을지 등 이야기했습니다.
UKC 출장 일정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포스터 세션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여주는 포스터 사이로 ‘내 연구’뿐 아니라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고 싶은 길’을 한 장에 빚어낸 일종의 커리어 포스터(저는 그래픽 CV라고 부르고 싶습니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임라인에 전환점을 몇 개 찍고, 핵심 키워드, 지금 찾는 협업이나 역할을 적어둔 포스터를 보니 10초 안에 맥락이 탁 전달되었습니다. ‘논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사람 이야기’로 넘어가고, 낯선 부스 앞 첫마디의 어색함이 사라졌습니다. 진짜 대화는 여기서 시작되더라구요. 사실 커리어 개발… 멋진 말이죠. 저도 늘 하고 싶지만, 뭔가 추상적이기도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기에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커리어 포스터는 UKC에 참여한 신진 연구자들이 본인의 스토리를 포스터 세션에서 열정적으로 발표하고, 사람들과 연결시키는 훌륭한 촉매 였습니다. 좋은 네트워킹은 포맷에서 시작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경력개발 관련 세미나 프로그램이나, 우리 ESC에서 이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쓰면 회원 간 커뮤니케이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미나, 밋업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커리어 포스터를 붙이고, 발표와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방식이지요. 온라인이라면 일종의 디지털 포스터룸을 열어 소통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상상도 해봤습니다.
돌아오는 길, 러시아 쪽 화산 활동 여파로 항로가 변경되어 한 시간가량 우회했습니다. 기내 스크린의 지도는 낯선 곡선을 그렸지만 목적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자의 길도, 우리의 지원도 그렇겠지요. 직선만이 능사는 아니고, 중요한 건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표지판입니다. 한 장의 커리어 포스터, 학회장에서 교환한 연락처 하나, 그 작은 표지판들은 다음 선택을 덜 막막하게 만듭니다. 이번 UKC에서 저는 해외연구인력을 위한 정착지원은 유치 이후 연구와 생활의 대화를 끊기지 않게 흐르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온 외국인 연구자들이 편히 자리잡도록 ESC와 함께 따뜻한 대화를 청합니다.





김마리(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ESC 국제위 회원)
뜨거운 여름, 애틀란타에서 돌아와 쓰려던 글을, 아침저녁 공기가 제법 쌀쌀해진 가을 들머리에서야 펴 봅니다. 늦게 쓰니 더 또렷합니다. 흩어져 있던 메모와 장면들을 모아 8월에 열린 UKC 2025(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주관) 참관기를 정리합니다.
저는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에서 ‘해외연구인력 전주기 정착지원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본 지원사업은 이공계 해외연구인력(외국인 석박사과정 유학생,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재직 중인 박사후연구원, 전임/비전임 교원 포함)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독립적인 연구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경력을 탐색하고, 국내 R&D 제도 이해,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세미나,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기획, 운영합니다. 한국에 과학기술인으로 정착한 사례를 발굴하여 확산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과 AI 챗봇도 준비 중입니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생활 적응과 정착을 위해 비자, 법률, 노무 등 일반적인 정보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각 분야 전문가와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한마디로, 연구하는 사람과 사회, 오늘과 내일을 잇는 연결이 제 일입니다.
올해 우수한 연구자의 국내 유치, 정착이 중요한 정책 아젠다로 떠올랐고, “현장을 직접 만나자”는 공감대가 커졌습니다. 그렇게 애틀랜타의 UKC 2025로 향했습니다. UKC에서 한국연구재단 세션에 참여하여 우리 사업을 소개하고, 미국에 있는 한인 과학기술인들을 만나 최근 트럼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 현장의 현황을 두루 이야기했습니다. 한국 귀국 후 연구를 지속하기 위한 제도적 디딤돌이 무엇인지, 지금 시점에 어떤 준비가 좋을지 등 이야기했습니다.
UKC 출장 일정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포스터 세션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여주는 포스터 사이로 ‘내 연구’뿐 아니라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고 싶은 길’을 한 장에 빚어낸 일종의 커리어 포스터(저는 그래픽 CV라고 부르고 싶습니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임라인에 전환점을 몇 개 찍고, 핵심 키워드, 지금 찾는 협업이나 역할을 적어둔 포스터를 보니 10초 안에 맥락이 탁 전달되었습니다. ‘논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사람 이야기’로 넘어가고, 낯선 부스 앞 첫마디의 어색함이 사라졌습니다. 진짜 대화는 여기서 시작되더라구요. 사실 커리어 개발… 멋진 말이죠. 저도 늘 하고 싶지만, 뭔가 추상적이기도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기에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커리어 포스터는 UKC에 참여한 신진 연구자들이 본인의 스토리를 포스터 세션에서 열정적으로 발표하고, 사람들과 연결시키는 훌륭한 촉매 였습니다. 좋은 네트워킹은 포맷에서 시작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경력개발 관련 세미나 프로그램이나, 우리 ESC에서 이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쓰면 회원 간 커뮤니케이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미나, 밋업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커리어 포스터를 붙이고, 발표와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방식이지요. 온라인이라면 일종의 디지털 포스터룸을 열어 소통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상상도 해봤습니다.
돌아오는 길, 러시아 쪽 화산 활동 여파로 항로가 변경되어 한 시간가량 우회했습니다. 기내 스크린의 지도는 낯선 곡선을 그렸지만 목적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자의 길도, 우리의 지원도 그렇겠지요. 직선만이 능사는 아니고, 중요한 건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표지판입니다. 한 장의 커리어 포스터, 학회장에서 교환한 연락처 하나, 그 작은 표지판들은 다음 선택을 덜 막막하게 만듭니다. 이번 UKC에서 저는 해외연구인력을 위한 정착지원은 유치 이후 연구와 생활의 대화를 끊기지 않게 흐르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온 외국인 연구자들이 편히 자리잡도록 ESC와 함께 따뜻한 대화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