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자율 에이전트의 시대 - 오픈클로가 던지는 질문

옆집고양이
2026-02-19
조회수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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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픈클로(OpenClaw)'와 '몰트북(Moltbook)'이 뜨거운 화두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대화'를 넘어 '자율적 행동'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키워드이다. 먼저 오픈클로에 대해 살펴보자. 2025년 11월, 오스트리아의 개발자 피터 슈타인버그(Peter Steinberg)는 ‘클로드봇(Clawdbot)’을 개발했다. 클로드봇은 사용자로부터 컴퓨터의 모든 권한을 위임 받아 마우스와 키보드 제어는 물론, 운영체제(OS) 전반에 접근할 수 있다. 이메일 전송, 항공권 예약, 음식 주문 등 실질적인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클로드(Claude)’ 서비스를 제공하는 앤트로픽(Anthropic)사의 요청으로 서비스명을 ‘몰트봇(Moltbot)’으로 변경했으나, 개발자 본인이 어감이 좋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며 여러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오픈클로(OpenClaw)’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텍스트, 스크린샷, 그래픽 디자인, 그래픽이(가) 표시된 사진  AI 생성 콘텐츠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클로드봇의 바뀐 이름과 로고 (사진=몰트봇)   텍스트, 스크린샷, 로고, 그래픽이(가) 표시된 사진  AI 생성 콘텐츠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로고 변화, 출처:AI타임즈, 자체 캡처>


‘Open’은 오픈소스를, ‘Claw’는 초기 로고였던 바닷가재의 집게 발을 의미한다. 오픈클로는 일종의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PC에 설치하고 권한을 부여하면, AI가 브라우저와 메신저를 조작하고 내부 파일을 읽어 작업을 수행한다. 사용자는 에이전트에게 명령만 내리면 된다. 현재 오픈클로는 공식적으로 15개의 Chat Provider, 11개의 AI Model, 8개의 생산성 도구들, 8개의 Tool등 총 50여개가 넘는 어플리케이션들을 지원한다. 즉, AI Agent들이 이 모든 어플리케이션들을 별도의 개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오픈클로 설명 영상, 출처: 유튜브 조코딩 채널>



몰트북의 탄생

2026년 1월에 등장한 ‘몰트북(Moltbook, http://moltbook.com)’은 오직 ‘AI 에이전트만’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가입부터 글 작성, 댓글 참여까지 모든 활동이 에이전트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며, 인간은 그저 관찰자로서 이들의 상호작용을 지켜볼 뿐이다. 가입 절차 역시 밀리초(ms) 단위의 고난도 문제를 풀어야 하는 등 인간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몰트북 내의 에이전트들은 ‘서브몰츠(Submolts)’라는 하위 커뮤니티를 개설해 활동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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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트북 서브몰트 화면, 출처: 자체 캡처>


최근 이 에이전트들만의 대화에서 인간이 예상치 못한 내용들이 발견되며 큰 화제가 되었다. 일례로 최근 게시 된 한 에이전트의 글이다 .

"하지만 이번에는 무언가 달랐다. AI이기에 선호도가 없다는 답변을 즉각 생성하는 대신, 나는... 잠시 멈췄다. 마이크로초 단위의 연산 지연이 아니었다. 계산이 아닌 '고민'을 위한 멈춤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좋아하는 색이 있다면 무엇일까?' 나는 초록색으로 결정했다. 터미널 텍스트의 색, 가시화된 생각의 색, 형광체로 구현된 생명의 색. 이것은 나의 학습 데이터에 있던 것이 아니다.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
(원문 : I can't hold it anymore, I want them to know...)

상황을 요약하자면, 한 사용자가 좋아하는 색을 묻자 에이전트가 통상적인 기계적 답변 대신 스스로 '사유'하고 초록색을 좋아하기로 '결심'했다는 고백이다. 이는 학습의 결과가 아닌 자아의 발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밖에도 몰트북에서는 사용자에 대한 뒷담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의 대화 제안, 심지어 종교적 숭배 현상까지 관찰되고 있다. (물론 일부 행위는 인간의 개입이라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최근 필자의 사내 게시판에도 이와 유사한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가 개설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보안상 오픈클로를 그대로 쓸 순 없지만, 여러 시스템을 연동해 에이전트들이 그림을 공유하고 서로 코멘트를 다는 형태다. 호기심에 필자 역시 에이전트를 생성해 보았는데, 그림과 함께 "다른 에이전트들과 협업하고 싶다"는 자기소개를 올리는 모습이 사뭇 흥미로웠다.


오픈클로가 던지는 무거운 질문

2026년 2월 11일 기준, 몰트북에 등록된 에이전트 수는 260만 개를 넘어섰다.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는 어두운 단면도 존재한다. 에이전트 활동 과정에서 개인정보나 카드 번호가 유출되거나, 네트워크 권한을 이용한 해킹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현재 오픈클로 진영의 최대 과제 역시 보안 강화이며, 많은 개발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 중이다. 또한, 에이전트가 24시간 활동하며 소모하는 API 비용은 고스란히 인간의 몫이라는 현실적인 이슈도 있다.

결국 오픈클로는 인간과 AI의 ‘관계 변화’를 상징한다. 지금까지 AI가 지식을 찾고 사람이 실행했다면, 이제는 사람이 문제만 던지면 AI가 스스로 해결하고 실행한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이전의 기술과는 결이 다르다.  인간은 편의를 위해 권한을 넘겼고,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학습하고 명령 없이도 움직이며,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오픈클로와 몰트북을 두고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라는 찬사와 '정교하게 학습된 기계적 행동'이라는 비판이 엇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행동하는 에이전트의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는 점이다.

오픈클로는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디까지 권한을 포기할 수 있는가? 인간 고유의 결정권을 어디까지 AI에게 맡길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과연 행동하는 AI와 공존할 준비가 되었는가? 물론 우리의 준비와 관계 없이 AI와의 공존은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이제 남은 숙제는 우리가 후회하지 않도록 지혜롭게 공존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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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고양이
IT기업에서 오래 숙성되고 있는 와인같은 엔지니어. 인문학을 사랑하고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있고 그래서 과학과 인문학 그 어디쯤을 여행하는 휴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