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기사 하나 같이 보시는 편이 어떨까 싶다(가급적이면, 길지 않으니 기사 먼저 꼭 보시기를 권한다).
한국 금메달 순간, 이런 말을…미 NBC 해설자 정체 봤더니 (2026.2.20. JTBC)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86249
솔직히 뉴스 자체가 갑자기 급발진이라니? 이 내 첫 반응의 공유가 이 기사에 대한 각자의 시선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 속에서, 몇 가지 생각을 나눠 본다. 기사에 따르면, 2026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이 금메달을 따는 장면에서, NBC 해설위원 캐서린 로이터(Katherine Reutter(-Adamek))는 이렇게 말했다.
> "The Korean team has had SO many controversial finishes in the relay over their extended Olympic history. (a quick pause) That was a clean race." (영상 내 voice)
JTBC 뉴스는 이 발언을 "찬물을 끼얹은" 국가적 모욕으로 보도했고,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시청자의 공분을 유도했다. (사실 그 '유도'를 정말 의도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아래에 전개하는 이유에서 '프레이밍'으로 보인다.)
혹시 몰라, 링크 내 영상에 들리는 캐서린 로이터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봤다. 저 정도가 '찬물' 운운할 발언인가? 내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히려 "이 팀이 순탄하지 않은 역사를 거쳐왔는데, 오늘은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다"는 식의 칭찬에 가깝게 들렸다. 아무리 폭넓은 스펙트럼 내에 포지셔닝하더라도 중립적인 선이거나 긍정의 어디 한 위치지 환호의 분위기를 망치는 수준으로 읽히지는 않았다.
영어에서 "controversial"은 맥락에 따라 약한 부정적 함의가 수반될지 몰라도 기본적으로는 논란이 야기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술하는 표현이다. "논란성"이라는 상태 기술이지, (특히 주어의) "문제성"이라는 가치 판단이 아니다. 한국팀이 논란을 '일으켰다'는 뜻이 아니라, 논란이 일어난 경기 장면에 한국이 자주 등장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쇼트트랙의 특성으로나, 이 종목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으로나 당연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쇼트트랙 판정 논란의 역사에서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 사건 이후 가해자보다 피해자였던 경우가 부각된 기억이 더 잦아서인지 몰라도, 개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감정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언론(의 역할)은 뭐란 말인가? 사실, 이렇게 종합적으로 보면, "controversial"은 한국을 비난하는 말이 아니라, 한국이 겪어온 부당함까지 포함하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한국적 뉘앙스의 레이어가 다양할 수 있는 '깨끗한'이라는 (다소 무성의한) 직역은 이 맥락에서 어울리지 않는다. 오역이라고 하기는 어려워도 말이다. 아마 언론은 '이전엔 지저분했지만 오늘은 (과거에 대비해) 깨끗했다'는 의도를 감추었다는 듯 NBC 해설자를 겨냥한 듯하지만, 영어권 스포츠 해설에서 흔한 서사적 대비(역경 vs 승리)라는 장치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대표팀의 여정이 순탄하지 않았음에도, 오늘은 완벽했다는 정도의 메시지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대비라는 게, controversial과 대응하므로 non-controversial하다는 의미의 병치 구조다. 여기서 clean하다는 말은 한국어로 깨끗하다는 말의 미묘한 층위가 전혀 없다. 말 그대로, 흠이나 이견, 추가 판정, 규정 위반이 전혀 없어도 되는 명백한 결과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말로 깨끗하다고 할 때, 그런 완벽함을 가리키는 의미가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대체로는 오히려 기사의 흐름으로 봐서는, 페어 플레이 여부, 매너, 도덕성의 결을 암시하는 쪽에 가까운 단어가 된다. 영어의 화용론적 측면에서, 용례를 보면, 이런 뉘앙스가 어긋나는 차이는 확연해지는 듯하다. 가령, clean win, clean finish, clean pass, clean overtake 등등. 적어도 이 기사에서는 그 의미를 축소, 또는 편향시키는 감을 자아내며, 그 동안 오래도록 논란이 많았지만 오늘은 완전히 달랐다는 긍정적 뉘앙스의 강도나 대비 구조도 약화시키는 느낌이다.
시간이 없어 따로 더 조사하거나 (AI한테 시켜봐야 또 검증하는 데 시간이 더 들어간다. 그래도 모 AI는 이를 화두에 올린 영문 기사를 못 찾겠다고 했다.) 더 다른 품을 들일 수는 없었지만, 영어권 시청자가 이를 접했을 때 꼭 필자(는, 위에서 밝힌 대로, 네이티브가 당연히 아니다)와 같은 느낌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저 JTBC 뉴스의 톤으로 읽히지는 않을 법하다.
적어도 이틀 정도 지난 이 시점 기준으로, 간단히 저 해설자의 이름으로 네이버 뉴스 검색 정도는 했지만, 이 결과망에서는 국내 타 언론사도 일언반구 없다. 물론 이번 JTBC의 중계 독점권 확보와 맞물려서도 오히려 타 방송사는 관심이나 리소스 투여가 약한 역설적 면도 있겠다. 하지만, 반대로 또 이런 생각이 든다. 독점권까지 그렇게 가져간 방송사에서 왜 이런 무리수를 둘까? 아니면 기사 하나에 내가 너무 민감한가? 오히려 독점권을 확보한 언론사라면 더욱 책임감 큰 보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기사가 어디까지 미끄러지는지 조금 더 살펴볼까? 'controversial finishes'를 두고, 그 앞에 so many가 붙었다고 '논란이 많은 경기를 여러 번'으로 처리했는데, 엄밀히 '많은' 건 finish(경기 마무리, 순위 결정의 순간 등)지 controversy가 아니다. 'so many' 역시 여러 번으로만 지나치기엔 강도는 다소 약한 감이다. 단순히 여럿이라기보다, 한두 차례가 아니라 밥먹듯이 일어났다는 강조적 수사니까.
많이 양보해서, 그 의도를 떠나, 공적 방송 해설자로서는 캐서린 로이터의 센스(보다 센서빌리티에 가깝겠지만)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가능할지 모른다. (사실 이조차도 완벽한 경기를 강조하기 위한 대비 표현으로 보는 편이 더 중립적이지만 말이다. 나는 그녀의 팬도 아니고 두둔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그렇다면 문제는 해설이 아니라 그것을 전달한 방식이다.
같은 방송사에서 한일전 컬링 중계 중 광고 시간에 일장기 이미지가 무맥락적으로 노출되는 기술적 실수가 있었을 때는 며칠 동안 사과문을 게시했다. 한일전이라면 관련 그래픽이 시스템 어딘가에 로드되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오작동으로 노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자는 이런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실수에 가까워, 사과도 필요하지만 납득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의미 해석의 왜곡 가능성이 큰 보도가 나갈 때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던 듯하다. 후자는 사실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서사의 문제라 수긍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자와 대비된다.
이렇게 보면, 그야말로, 금메달의 순간에 찬물을 끼얹은 당사자는 NBC 해설자가 아니라 막상 보도 주체인 JTBC 아닌가?
- 계속 -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
먼저 기사 하나 같이 보시는 편이 어떨까 싶다(가급적이면, 길지 않으니 기사 먼저 꼭 보시기를 권한다).
솔직히 뉴스 자체가 갑자기 급발진이라니? 이 내 첫 반응의 공유가 이 기사에 대한 각자의 시선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 속에서, 몇 가지 생각을 나눠 본다. 기사에 따르면, 2026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이 금메달을 따는 장면에서, NBC 해설위원 캐서린 로이터(Katherine Reutter(-Adamek))는 이렇게 말했다.
> "The Korean team has had SO many controversial finishes in the relay over their extended Olympic history. (a quick pause) That was a clean race." (영상 내 voice)
JTBC 뉴스는 이 발언을 "찬물을 끼얹은" 국가적 모욕으로 보도했고,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시청자의 공분을 유도했다. (사실 그 '유도'를 정말 의도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아래에 전개하는 이유에서 '프레이밍'으로 보인다.)
혹시 몰라, 링크 내 영상에 들리는 캐서린 로이터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봤다. 저 정도가 '찬물' 운운할 발언인가? 내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히려 "이 팀이 순탄하지 않은 역사를 거쳐왔는데, 오늘은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다"는 식의 칭찬에 가깝게 들렸다. 아무리 폭넓은 스펙트럼 내에 포지셔닝하더라도 중립적인 선이거나 긍정의 어디 한 위치지 환호의 분위기를 망치는 수준으로 읽히지는 않았다.
영어에서 "controversial"은 맥락에 따라 약한 부정적 함의가 수반될지 몰라도 기본적으로는 논란이 야기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술하는 표현이다. "논란성"이라는 상태 기술이지, (특히 주어의) "문제성"이라는 가치 판단이 아니다. 한국팀이 논란을 '일으켰다'는 뜻이 아니라, 논란이 일어난 경기 장면에 한국이 자주 등장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쇼트트랙의 특성으로나, 이 종목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으로나 당연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쇼트트랙 판정 논란의 역사에서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 사건 이후 가해자보다 피해자였던 경우가 부각된 기억이 더 잦아서인지 몰라도, 개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감정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언론(의 역할)은 뭐란 말인가? 사실, 이렇게 종합적으로 보면, "controversial"은 한국을 비난하는 말이 아니라, 한국이 겪어온 부당함까지 포함하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한국적 뉘앙스의 레이어가 다양할 수 있는 '깨끗한'이라는 (다소 무성의한) 직역은 이 맥락에서 어울리지 않는다. 오역이라고 하기는 어려워도 말이다. 아마 언론은 '이전엔 지저분했지만 오늘은 (과거에 대비해) 깨끗했다'는 의도를 감추었다는 듯 NBC 해설자를 겨냥한 듯하지만, 영어권 스포츠 해설에서 흔한 서사적 대비(역경 vs 승리)라는 장치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대표팀의 여정이 순탄하지 않았음에도, 오늘은 완벽했다는 정도의 메시지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대비라는 게, controversial과 대응하므로 non-controversial하다는 의미의 병치 구조다. 여기서 clean하다는 말은 한국어로 깨끗하다는 말의 미묘한 층위가 전혀 없다. 말 그대로, 흠이나 이견, 추가 판정, 규정 위반이 전혀 없어도 되는 명백한 결과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말로 깨끗하다고 할 때, 그런 완벽함을 가리키는 의미가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대체로는 오히려 기사의 흐름으로 봐서는, 페어 플레이 여부, 매너, 도덕성의 결을 암시하는 쪽에 가까운 단어가 된다. 영어의 화용론적 측면에서, 용례를 보면, 이런 뉘앙스가 어긋나는 차이는 확연해지는 듯하다. 가령, clean win, clean finish, clean pass, clean overtake 등등. 적어도 이 기사에서는 그 의미를 축소, 또는 편향시키는 감을 자아내며, 그 동안 오래도록 논란이 많았지만 오늘은 완전히 달랐다는 긍정적 뉘앙스의 강도나 대비 구조도 약화시키는 느낌이다.
시간이 없어 따로 더 조사하거나 (AI한테 시켜봐야 또 검증하는 데 시간이 더 들어간다. 그래도 모 AI는 이를 화두에 올린 영문 기사를 못 찾겠다고 했다.) 더 다른 품을 들일 수는 없었지만, 영어권 시청자가 이를 접했을 때 꼭 필자(는, 위에서 밝힌 대로, 네이티브가 당연히 아니다)와 같은 느낌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저 JTBC 뉴스의 톤으로 읽히지는 않을 법하다.
적어도 이틀 정도 지난 이 시점 기준으로, 간단히 저 해설자의 이름으로 네이버 뉴스 검색 정도는 했지만, 이 결과망에서는 국내 타 언론사도 일언반구 없다. 물론 이번 JTBC의 중계 독점권 확보와 맞물려서도 오히려 타 방송사는 관심이나 리소스 투여가 약한 역설적 면도 있겠다. 하지만, 반대로 또 이런 생각이 든다. 독점권까지 그렇게 가져간 방송사에서 왜 이런 무리수를 둘까? 아니면 기사 하나에 내가 너무 민감한가? 오히려 독점권을 확보한 언론사라면 더욱 책임감 큰 보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기사가 어디까지 미끄러지는지 조금 더 살펴볼까? 'controversial finishes'를 두고, 그 앞에 so many가 붙었다고 '논란이 많은 경기를 여러 번'으로 처리했는데, 엄밀히 '많은' 건 finish(경기 마무리, 순위 결정의 순간 등)지 controversy가 아니다. 'so many' 역시 여러 번으로만 지나치기엔 강도는 다소 약한 감이다. 단순히 여럿이라기보다, 한두 차례가 아니라 밥먹듯이 일어났다는 강조적 수사니까.
많이 양보해서, 그 의도를 떠나, 공적 방송 해설자로서는 캐서린 로이터의 센스(보다 센서빌리티에 가깝겠지만)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가능할지 모른다. (사실 이조차도 완벽한 경기를 강조하기 위한 대비 표현으로 보는 편이 더 중립적이지만 말이다. 나는 그녀의 팬도 아니고 두둔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그렇다면 문제는 해설이 아니라 그것을 전달한 방식이다.
같은 방송사에서 한일전 컬링 중계 중 광고 시간에 일장기 이미지가 무맥락적으로 노출되는 기술적 실수가 있었을 때는 며칠 동안 사과문을 게시했다. 한일전이라면 관련 그래픽이 시스템 어딘가에 로드되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오작동으로 노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자는 이런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실수에 가까워, 사과도 필요하지만 납득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의미 해석의 왜곡 가능성이 큰 보도가 나갈 때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던 듯하다. 후자는 사실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서사의 문제라 수긍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자와 대비된다.
이렇게 보면, 그야말로, 금메달의 순간에 찬물을 끼얹은 당사자는 NBC 해설자가 아니라 막상 보도 주체인 JTBC 아닌가?
- 계속 -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