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2025년 10월, 원래 5년 만에 열렸어야 하지만 지난 대회가 코로나 사태로 1년 밀리는 바람에 4년 만에 개최된 쇼팽 콩쿠르. 이렇게 랜드마크급 대회가 열리면 온갖 기대감이 쏠리기 마련이다. 특히 우승자로 누가, 어떤 인물이 나올 것인가를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대회라는 구조의 현장성이 빚는 예측 불가함이나 변수는 그러한 기대감에 한정된 분위기로 이 변화무쌍한 축제를 즐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다.
지난, 아니 이제는 지지난 대회(2021)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또 (뜻밖이라) 충격적인 연주는 3위를 차지한 스페인 출전자의 파이널 무대 협연이기에, 몇 등이냐 아니냐를 떠나 이번에도 전 무대에 걸쳐 그러한 신기에 가까운 연주가 또 나올까 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압도적인 중국 출전자 비율 영향인지 몰라도, 대체로 상향 평준화 느낌은 들었음에도 또 딱히 기대한 아주 인상적인 연주는 꼽기가 어려웠다. 당연히 주목할 만한 연주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대회 3위 출전자의 연주만큼 매력적인 경우는 여전히 (아직도 모든 연주를 들은 건 아니라) 못 찾았다. 뭐, 결과만 놓고 보면 이상할 일은 아니다. 결국 그 연주는, 말이 3위지, 콘체르토 자체로서 가장 훌륭하긴 했는지, 콘체르토상을 거머쥐었으니까. 그것도 놀랍게도 협주곡 1번이 아닌 2번으로(이것이 왜 놀라운지는 쇼팽 콩쿠르 소연재를 포함한 다른 글에서 적어도 한두 차례 다루었다.).
아직 쇼팽 콩쿠르 소연재는, 막이 내리고도 몇 달이 지났는데, 마무리를 못 지었다(두세 편 정도에 걸쳐 더 정리하면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정도면 어느 정도 보편적인 정리성 리뷰는 비교적 깔끔하게 마친 셈이지만, 조금 더 세세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긴 하다. 무엇보다도 10년 만에 재도전한 에릭 루의 우승 사건을 포함해서 말이다. 말이 10년이지, 대회를 한 번만 거른 재수에 해당한다. 5년마다 열리는 주기의 대회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5년 주기로 열리는 어떤 글로벌한 대형 행사나 대회는 찾아보기가 꽤 어려운 듯해, 그만큼 희소한 빈도 자체가 대회의 프리미엄이나 권위를 올려 주는 느낌도 크게 든다(흔히 비교하는 올림픽도, 월드컵도 모두 4년 주기니까).
그렇게 콩쿠르 이야기를 이어 가려던 중, 실제로 (당연히(!) 이 쇼팽 콩쿠르가 아닌) 콩쿠르를 출전할 본격적인 준비를 포함한 공사가 다망한 나머지, 잠시 뜸이 든 마당에, 충격적 소식을 받아서 이는 미루지 못하고 공유할 수밖에 없어 키보드 앞에, 일정에 무리가 감을 무릅쓰고 다시 앉았다.
뭐, 좀 격하지만 충격을 넘어, 뭐, 솔직히 경악한 소식이었다. 그 소식의 배경에 관한 연유를 납득하면서도, 또 즉각적인 반응은 반응이니까.
문제의 대회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이렇게만 말하면 이 생태계를 아신다는 분들은, '임윤찬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 대회 말이야?'라고 하시겠지만, 그 대회는 여전히 아무 문제가 없다. 바로 직전의 대회도 별 탈 없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잘 끝났고.
정확히는 아마추어 콩쿠르 이야기다. 그 이름처럼 같은 재단에서 '프로페셔널' 대회는 물론 아마추어 대회도 개최한다. 물론 전자인 경우, 대개 콩쿠르라는 게 큰 대회일수록 당연히 프로페셔널하니까, 그런 꼬리표는 붙지 않는다. 아울러 보편적으로,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서 그렇지, 아마추어라고 그런 대회에 참가 자격 제한이 따르는 것도 아니니, 어떤 꼬리표가 굳이 달리지는 않는다.
반대로 '아마추어' 대회는 꼬리표가 정말 필요하다. 대체로 소위 '전공자'나 악기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은 출전이 금지되므로. (TMI일지 몰라도, 이 정도 기준이 모호하게 들리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면, 당연히도 '아마추어'를 규정하는 상세한 기준은 물론 요강에 더 명료히 기술된다.)
그런 아마추어 대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지는 10년 조금 못 되는 듯하다. 사실 원래 전문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위상은 최상위권으로 높지도 않았지만 또 그렇다고 레퍼토리 요구가 명성에 비해 깐깐하기 이를 데 없는 정도로 알려졌던 터라, 적어도 쇼팽,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비해서는 관심도 또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더욱이, 가령, 개인적으로는 리즈 피아노 콩쿠르 정도에 비해서도 말이다. 하물며 아마추어 대회라면 어지간한 덕후라도 눈길이 크게 가기나 할까? 하지만 한국 연주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도 적어도 '프로' 대회는 개별적 관심이나 존재감도 (적어도 한국 내에서는) 더 커진 듯하다. (그러다가 직전 대회에서는 한국인 입상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그 기세도 한풀 꺾인 감이다.)
아무튼, 겉보기 유명세야 어떠하든 튼실한 재단이 프로 대회든 아마추어 대회든 꾸준히 계속 그 역사를 유의미하게 다져 가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 계속 -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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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25년 10월, 원래 5년 만에 열렸어야 하지만 지난 대회가 코로나 사태로 1년 밀리는 바람에 4년 만에 개최된 쇼팽 콩쿠르. 이렇게 랜드마크급 대회가 열리면 온갖 기대감이 쏠리기 마련이다. 특히 우승자로 누가, 어떤 인물이 나올 것인가를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대회라는 구조의 현장성이 빚는 예측 불가함이나 변수는 그러한 기대감에 한정된 분위기로 이 변화무쌍한 축제를 즐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다.
지난, 아니 이제는 지지난 대회(2021)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또 (뜻밖이라) 충격적인 연주는 3위를 차지한 스페인 출전자의 파이널 무대 협연이기에, 몇 등이냐 아니냐를 떠나 이번에도 전 무대에 걸쳐 그러한 신기에 가까운 연주가 또 나올까 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압도적인 중국 출전자 비율 영향인지 몰라도, 대체로 상향 평준화 느낌은 들었음에도 또 딱히 기대한 아주 인상적인 연주는 꼽기가 어려웠다. 당연히 주목할 만한 연주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대회 3위 출전자의 연주만큼 매력적인 경우는 여전히 (아직도 모든 연주를 들은 건 아니라) 못 찾았다. 뭐, 결과만 놓고 보면 이상할 일은 아니다. 결국 그 연주는, 말이 3위지, 콘체르토 자체로서 가장 훌륭하긴 했는지, 콘체르토상을 거머쥐었으니까. 그것도 놀랍게도 협주곡 1번이 아닌 2번으로(이것이 왜 놀라운지는 쇼팽 콩쿠르 소연재를 포함한 다른 글에서 적어도 한두 차례 다루었다.).
아직 쇼팽 콩쿠르 소연재는, 막이 내리고도 몇 달이 지났는데, 마무리를 못 지었다(두세 편 정도에 걸쳐 더 정리하면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정도면 어느 정도 보편적인 정리성 리뷰는 비교적 깔끔하게 마친 셈이지만, 조금 더 세세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긴 하다. 무엇보다도 10년 만에 재도전한 에릭 루의 우승 사건을 포함해서 말이다. 말이 10년이지, 대회를 한 번만 거른 재수에 해당한다. 5년마다 열리는 주기의 대회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5년 주기로 열리는 어떤 글로벌한 대형 행사나 대회는 찾아보기가 꽤 어려운 듯해, 그만큼 희소한 빈도 자체가 대회의 프리미엄이나 권위를 올려 주는 느낌도 크게 든다(흔히 비교하는 올림픽도, 월드컵도 모두 4년 주기니까).
그렇게 콩쿠르 이야기를 이어 가려던 중, 실제로 (당연히(!) 이 쇼팽 콩쿠르가 아닌) 콩쿠르를 출전할 본격적인 준비를 포함한 공사가 다망한 나머지, 잠시 뜸이 든 마당에, 충격적 소식을 받아서 이는 미루지 못하고 공유할 수밖에 없어 키보드 앞에, 일정에 무리가 감을 무릅쓰고 다시 앉았다.
뭐, 좀 격하지만 충격을 넘어, 뭐, 솔직히 경악한 소식이었다. 그 소식의 배경에 관한 연유를 납득하면서도, 또 즉각적인 반응은 반응이니까.
문제의 대회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이렇게만 말하면 이 생태계를 아신다는 분들은, '임윤찬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 대회 말이야?'라고 하시겠지만, 그 대회는 여전히 아무 문제가 없다. 바로 직전의 대회도 별 탈 없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잘 끝났고.
정확히는 아마추어 콩쿠르 이야기다. 그 이름처럼 같은 재단에서 '프로페셔널' 대회는 물론 아마추어 대회도 개최한다. 물론 전자인 경우, 대개 콩쿠르라는 게 큰 대회일수록 당연히 프로페셔널하니까, 그런 꼬리표는 붙지 않는다. 아울러 보편적으로,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서 그렇지, 아마추어라고 그런 대회에 참가 자격 제한이 따르는 것도 아니니, 어떤 꼬리표가 굳이 달리지는 않는다.
반대로 '아마추어' 대회는 꼬리표가 정말 필요하다. 대체로 소위 '전공자'나 악기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은 출전이 금지되므로. (TMI일지 몰라도, 이 정도 기준이 모호하게 들리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면, 당연히도 '아마추어'를 규정하는 상세한 기준은 물론 요강에 더 명료히 기술된다.)
그런 아마추어 대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지는 10년 조금 못 되는 듯하다. 사실 원래 전문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위상은 최상위권으로 높지도 않았지만 또 그렇다고 레퍼토리 요구가 명성에 비해 깐깐하기 이를 데 없는 정도로 알려졌던 터라, 적어도 쇼팽,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비해서는 관심도 또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더욱이, 가령, 개인적으로는 리즈 피아노 콩쿠르 정도에 비해서도 말이다. 하물며 아마추어 대회라면 어지간한 덕후라도 눈길이 크게 가기나 할까? 하지만 한국 연주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도 적어도 '프로' 대회는 개별적 관심이나 존재감도 (적어도 한국 내에서는) 더 커진 듯하다. (그러다가 직전 대회에서는 한국인 입상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그 기세도 한풀 꺾인 감이다.)
아무튼, 겉보기 유명세야 어떠하든 튼실한 재단이 프로 대회든 아마추어 대회든 꾸준히 계속 그 역사를 유의미하게 다져 가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 계속 -
블랙소스 : 블랙홀을 source로 삼으면 반타블랙만큼 진한 맛의 과학문화적 sauce가 나온다고 믿는 물리 커뮤니케이터. 과학이라는 표현의 광범위함을 아우를 수는 없어서, 그리고 물리 중에서도 전공한 단편적 영역 외에는 잘 몰라서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물리 커뮤니케이터라 자칭. 세상만사의 근간이 얽혀 있다고 믿는 양자중력과 양자정보에 관한 영원한 탐구생활을 위한 밥값은 모 대기업에서 만드는 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데이터를 위한 연구로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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