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연구자는 왜 이렇게 많은 계정을 가져야 할까

ESC사무국
2026-03-16
조회수 670

bbf72848ea782.jpg


연구행정을 바꾸는 ‘연구24’의 가능성

대한민국에서 연구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연구 아이디어나 논문만이 아닙니다. 연구 행정을 처리하기 위해 수많은 계정과 시스템을 관리해야 합니다.

연구과제를 신청하려면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 IRIS에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연구비를 사용하려면 범부처 연구비 관리 시스템 GAIA에 로그인해야 하지요. 연구사업 공고와 사업 정보는 한국연구재단 전자R&D지원시스템 e-R&D에서 확인합니다.

연구자의 연구 성과는 KRI(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시스템)에 등록해 관리해야 하고, 연구윤리 교육과 관련 정보는 연구윤리정보포털을 이용합니다. 국가 연구성과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NTIS(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도 있고, 연구장비 공동 활용을 위한 ZEUS도 있습니다. 연구자 교육을 위해서는 알파캠퍼스에서 각종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시스템들이 모두 각각의 계정 체계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사이트마다 회원가입을 하고 비밀번호를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연구 행정만으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연구행정에도 ‘정부24’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전자정부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나라입니다. 많은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정부24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주민등록등본 발급부터 각종 증명서, 자동차 등록, 세금 관련 행정 서비스까지 다양한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구 행정에도 이런 시스템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현재 준비되고 있는 (가칭) ‘연구24’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연구자는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연구 행정 시스템에 로그인하고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플랫폼입니다.

핵심 기술은 SSO(Single Sign-On) 방식입니다. 하나의 인증으로 여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편의성뿐 아니라 보안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 사이트에 개별 계정을 관리하는 것보다 통합 인증 체계가 보안 관리 측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자에게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연구 현장에서는 행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


2,103종에 달하는 R&D 행정 서식

연구 행정의 또 다른 문제는 복잡한 행정 서식입니다. 2021년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정 이후 R&D 과제 수행을 위한 표준 행정 서식은 136종에서 58종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부처와 전문기관마다 추가 요구 사항이 생기면서 새로운 양식이 계속 만들어졌습니다.

최근 전수 조사 결과,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비표준 행정 서식은 무려 2,103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학기술혁신본부와 26개 전문기관, 그리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협력해 서식을 전면 정리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간소화 방안이 마련되었습니다.

  • 관행적으로 제출받던 불필요 서류 81종 즉시 삭제

  • 표준서식과 중복되는 서류 18종 통합

  • 자가점검표 등 7종은 전산 체크로 대체

  • 개인정보·윤리 관련 동의서 44종은 전산 입력으로 전환

  • 사업자등록증, 재무제표 등 45종은 행정 시스템 연동으로 자동 확인

  • 나머지 379종은 추가 통합 및 삭제 검토

이 작업이 완료되면 비표준 행정 서식은 574종 수준으로 정리될 예정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연구 행정의 불편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구 현장의 문제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AI 연구 행정’

행정 서식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연구 행정 자동화가 중요한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연구자가 서류를 작성하는 대신 필요한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AI가 행정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연구자는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연구자가 행정 업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연구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결국 R&D 정책의 중요한 목표일 것입니다.

‘연구24’와 행정 서식 간소화 정책이 단순한 시스템 개선을 넘어 연구자 중심 연구행정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은 페이스북에 박인규(과학기술혁신본부장) 님이 공유해 주신 R&D 행정 개선 정책 내용을 참고하여 AI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기사입니다. >